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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EU 무역전쟁 고조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피넛 버터, 오렌지 주스, 버번위스키 등 미국의 대표적인 수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 부당성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미국 시장 판로가 막힌 다른 나라의 철강·알루미늄 제품들이 유럽시장으로 몰려올 것에 대비, 유럽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회의를 열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부과 결정에 대응하기 위한 세 갈래 방안을 마련하고, 28개 회원국들의 승인을 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의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철강(25%)·알루미늄(10%)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이후 미국과 EU 간 무역전쟁의 암운이 고조되고 있다. EU는 이날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이 아직 발효되지 않은 점을 감안, 이번 조치의 부당성을 역설하면서 미국 측에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안보 파트너로서 미국이 유럽을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 행정부가 이것이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미국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하면 그것이 EU의 이익을 침해하고, EU의 수천 개의 일자리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기에 우리는 단호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우방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유럽연합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의 안보를 위한 게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인 세이프가드 조치를 위장한 것 "이라고 비판했다. 또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면서 미국과 EU 간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고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조치가 실행될 경우 이에 맞서기 위해 EU는 미국산 철강과 산업재, 농산물 등 EU가 보복 관세를 부과할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밝혔으나 리스트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EU는 미국의 조치가 실행될 경우 가능한 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아두기 위해 보복 관세를 적용할 미국의 수출품 리스트를 회원국들에게 배부, 회람에 들어갔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피넛 버터, 크랜베리, 오렌지 주스와 같은 품목과 일부 버번위스키가 (보복 관세 부과대상)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소개한 뒤 WTO의 규정에 따라 단호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EU는 매년 미국에 50억 유로 상당의 철강제품과 10억 유로 상당의 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고율관세가 부과될 경우 28억 유로 상당의 관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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